차는 놈이나 차인 놈이나 다 죄가 있다!

|
[몇일째 전화해도 연락도 없고 문자해도 답이 없거나 아주 짧은 상용구라면]

십중 팔구는 차인거다
의학도가 아니므로 의학적 소견은 말하지 않겠지만 대부분 자기 위로의 레벨이 올라간다

1단계 : 바쁠거야 그래 요즘 많이 바쁘다고 했어
2단계 : 그래 내가 바쁜데 자꾸 연락하면 미안해 지고 신경쓰이겠지?
3단계 : 그런데 느낌이 좀 이상하네 저번에 전화기에 비번 걸어 놓은 것도 그렇고 .... 아냐 그렇지 않을거야

만렙 달성을 위해서는 10단계까지 올라가야 하지만 보통 4단계 이후로는 약물(알콜,니코틴,그리고.....)또는 주변의 인물들에 대한 의존이 늘어나면서 환각 환청 환시등에 시달리게 된다 간혹 4단계 이후로 시인이나 문학가가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아주 드문 예이지만 4단계 이후로 급격한 다이어트 효과와 폭 넓어진 대인관계로 사회성이 올라가고 이전에 감추어진 골격의 두드러짐으로 인기인의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분명히 드문 예라고 할 수 있다
저녁에 술취해서 똑 같은 이야기 하고 낮에 전화질에 메신저까지 동원해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면 보통은 지인들이 메신저 접속할때 오프라인으로 접속하게 된다
하지만 당신이 한 사람의 연인으로 존재한다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많을 경우에는 당신의 괴로움은 곧 주변인을 모두 친절하며 사려깊은 인물로 만드는 마법을 시전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잊어서는 안되는 것은

너는 차인 것이다 !!!!!

실연의 아픔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게 지금의 현실이고 지금 당신에게 다가오는 자들은 다 호시탐탐 약해진 틈을 노리던 하이에나들과 같다

당신이 저 짐승들에게 넘어간다면 아니 넘어가고 있는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면 당신이 차인 이유는 바로 그런 나약함에서 시작 되었을 것이다
보통 차인 사람들의 특징은 처음에는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이다
'그럴리가 없어 그렇지 않을거야'
 보통이 그렇고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너무 귀찮게 했나? 아님 너무 무관심했나?'
다 필요 없는 말이다 상대는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을 보았거나 만났거나 둘중 하나일 가능성이 제일 높고 그 다음이 그전의 다른 인물과 비교대상에 들어가서 이고 그 다음이 내가 모자라서이다 그러니 사실 나의 잘못일 가능성은 매우 낮아 진다고 할 수 있다

차여도 당당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별에는 프로가 없다 다만 좀더 찌질하거나 덜하거나 차이일 뿐
마지막에 아름다워 질 필요는 없다 아름답게 뒤돌아서서 상대에게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된다고 다시 기회가 오지 않는다
진정으로 상대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것은 마지막 돌아서는 길 악역을 맡아 하루 라도 빨리 나를 잊게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 나쁜 인간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기회조차도 주지 않고 일방적 통보로 상황을 알리는 것들이다
세상이 아무리 간편해 지고 가벼워 져도 최소한 이별에 대한 통보는 서로가 눈을 보고 하는것이다
문자 혹은 전화로 이야기 하는 것들은 기본적으로 소양에 문제가 있고 어려운 상황을 도망가려는 것들이니 당신은 복받은 사람이다
간혹 정신줄을 놓았는지 메일로 통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사람과 이별하였다면 복 받은것이다

하나만 명심하면 된다

상대를 바꾸어 보려 노력 하지도 않고 상대에게 말조차 하지 않고 포기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사람이 나쁜것이다

만약 상대가 그런 노력을 해도 차였다면 당신의 잘못이고 그런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면 상대의 잘못이다

차는 놈이나 차인 놈이나 잘못 없는 놈은 없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생존자만 강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는 놈이나 차인 놈이나 다 죄가 있다!  (2) 2009/06/09
Trackback 0 And Comment 2

All eyes on you

|

“압상트 한 바퀴 더 돌려야지?”
로버트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럴까? 이번에는 레드불 보드카로 하자”
이제 막 불이 붙었는지 로버트가 종목 전환을 요구했다
“오케이~ 진하게 팍팍 이게 그 코케인이 들었다는 레드불이구만”
“아마 한 10상자 마시면 코케인 효과가 오지 않을까?”
“아마도~~ 그런데 10상자 마시면 배불러서 죽거나 카페인 과다로 죽을 텐데”
“우선 돌려 오늘 좀 달려야지 안 그래?”
로버트가 분주하게 손을 움직였고 잔에는 술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채워진 잔을 옆으로 밀어 각자의 앞으로 옮겼다
“자 죽죽 마셔 치어스~~”
‘치어스~~~~”
채앵~하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잔이 부딪쳤고 각자 자신의 할당량을 식도로 넘겼다
“자 다음은 뭘 마실까 슬슬 하이퍼가 모드가 오는데”
“삼부카 압상트 빼고 다 좋아요”
M은 농축 치약맛의 술은 비위가 상하는 모양이었다
“너 이빨 안 닦는구나 치약 맛 술을 싫어 하는거 보니 사실 가그린 하다가 그냥 삼키는 맛이 나긴 하지만”
“형 다음은 뭘로 마시는게 좋을까?”
S가 말을 꺼냈다
“음 다음은 강한거 아주 강한거”
바안의 로버트를 바라보며 웃었다 사실 로버트는 이런 상황에 무척이나 짜증을 내는 스타일이다
“몰라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그냥 이야기를 해”
“그럼 레드불 보드카 다시 한번 오케이?”
다시 로버트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참 강남구는 애를 낳으면 돈을 준다는데 애를 미친 듯 낳는 것도 재테크이겠다”
이야기를 듣던 로버트가 끼어 들었다
“그런데 애를 4명 이상은 낳아야 돼”
“그러니까 내 생각인데 여자를 한 15명 쯤 만나서 동시에 임신을 시키는거야 그러면 일년에 15명이 나오잖아 어차피 호적은 내 이름으로 올라갈 거니까 국가에 도움도 주고 돈도 벌고 좋잖아?”
M이 정색을 하며 끼어 들었다
“그럼 그 애들은 어떻게 키울라고?”
“애들은 엄마가 키워야 바르게 자라는거야”
“여자들이 한 남자를 그렇게 만나지 않을 텐데”
“그러니까 말이지 인간은 기본적으로 군중 심리라는게 있잖아 어렵지만 3명만 설득하면 그 3명이 15명이 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야 실제로 일본에서 그런 사건이 있었던 적도 있고”
“하긴 하지만 3명을 만든다는게 15명을 만드는 일과 같으니 거의 힘든 이야기지”
“쉬우면 누구나 하는거야 선구자의 길이 쉬운게 아냐 인고의 세월을 이겨내야 하는거지”
잔을 들어 M과 S에게 흔들었다
“아무튼 건배 내일을 위해 오늘을 다 미래를 위한 일에 낭비하지 말고 하고 싶은거 하고 살자 인간은 하고 싶은 것만 해도 죽을 때 미련이 남을 거니까”
모니터에서 나오는 팀버레이크의 뮤직비디오 불빛이 안구에 번쩍거리며 들어온다
M이 웃으면서 어깨를 쳤다
“오빠 나 7월에 미국가는데 그때 미국가면 같이 놀자 엘레이 갔다가 라스베가스 갈꺼야”
“야 내 생일 때 초대 하라면서 내 생일 전에 미국가냐?”
“그럼 오빠가 몇 일 앞당겨서 생일 파티해”
“그래도 몇 일은 오바야”
M이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잘 놀다와라 난 술이나 마실테니”
웃으면서 S를 바라보자 담배를 물며 라이터를 손에 들고 웃었다
“형 담배 얼마나 안 피운거지?”
S가 불을 붙이고 깊은 호흡으로 담배를 붉게 물들였다
“한 보름 정도 꿈에서도 담배 피운다 하지만 내가 안 피운다고 말한게 자존심 상해서 참는거지”
“형 그냥 피워 아무도 뭐라고 안하니까”
“아니 그냥 내가 내 자신한테 창피해 그러면”
사실 웃기는 일이지만 스스로 정한 창피함의 기간이 3개월이다 3개월은 버텨야 덜 창피하다는 생각에 지금은 참고 있지만 사실 중간중간 생기는 사건들 때문에 나도 모르게 손이 입으로 가는 경험을 하고 한다
“참 너 내일 출근 할 텐데 오늘 이리 술 마시고 괜찮겠어?”
M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안 그래도 지금 갈려고 오빠 또 보자 여기 계산이요”
로버트가 카드를 받아 들고 단말기 앞으로 갔다
그 사이 S와 나는 M과 이별의 포옹을 했다
“내일 출근 잘하고 또 보자”
카드를 받아든 M이 가방을 들고 나가는 동시에 여자 둘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M의 등과 들어오는 여자들의 정면이 오버렙되며 새로 나타난 그녀들에게 시선이 갔다
“또 외로운 남자 3인조가 남는군”
혼잣말 처럼 중얼 거렸다
S와 로버트를 바라보자 마친 예견된 일이라는 듯 잠시 눈을 마주치고는 벽에 걸린 모니터를 향에 눈이 갔다
“여기 내가 좋아 하는 가게이고 사장님이야”
예전에 한번 인사한 적이 있던 여자가 바의 모퉁이 자리에 앉으며 처음 온 듯한 느낌의 여자를 로버트에게 인사를 시켰다
로버트는 살짝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저 뭐 드시겠어요? 저희 가게는 메뉴판도 없고 뭐 있는 것만 팔아서.......”
로버트가 묻자 처음 온듯한 여자는 뒤로 돌며 와인랙을 바라보았다
“저 와인 뭐가 좋을까요? 오늘은 와인 마시고 싶은데”
“저희가 와인도 그리 좋은 것도 없고 종류도 적은데 그냥 얄리 드시겠어요?”
여자는 웃으며 뒤를 돌아보던 시선을 로버트가 있는 바의 안쪽으로 돌렸다
“그럼 그거 주세요”
사실 옆 자리의 주문에 그리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 남자만 있는 공간에 여자들의 등장은 무시하고 지나가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라 슬쩍 귀를 기울였다
“참 걔 연락왔냐?”
나는 고개를 돌려 S에게 물었다
“연락 안 왔어 형 그냥 난 수요일 어린이나 기대 할려고 응원이나 해줘 형이 한번 해보는게 어때?”
“일요일 이 시간에 전화 하는건 아니지 주말이라면 몰라도”
S가 웃으며 잔을 들었다
“하긴 일요일 이 시간은 좀 아니다”
“그렇지 연락이야 낮에 하는거지 그냥 술이나 마시다가 가자구 참 너는 내일 일찍 출근 안해?”
“내일은 좀 늦게 가 형”
우리가 짧은 대화를 마치고 멍하니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는 동안 로버트는 무슨 이야기가 많은지 처음 보는 여자 손님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여기 잭콕 하나씩 강하게”
일부러 로버트의 시선을 분산 시켰다 사실 로버트의 주위를 환기 시킨 것은 그녀들과의 대화 참여를 유도 하기 위함이었다
로버트에게 주문을 하자 처음 온 듯한 여자의 시선이 잠이 내게로 왔다
나는 그대로 눈을 바라보며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삶의 경험이라고 할까 눈을 보니 어느 정도 취기가 있는 상태였지만 기분은 고조 상태인 듯 보였다
“여기 재미있죠? 특이하고...... 다만 손님들이 다 아는 사람이라 처음에 좀 불편하지만”
처음 온 듯한 여자가 시선을 피하지 않고 나의 눈을 바라보았다
“참 재미있게 노시는거 같아요”
“즐겁게 살아야죠 태어난게 지옥이래요”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와인잔을 들고 나를 보았고 순간 나도 잔을 들어 건배하는 시늉을 했다
“여기 자주 오세요?”
여전히 여자는 눈을 돌리지 않고 물었다
“자주 오는 편이죠 대부분 아는 사람이라 편해서요”
여자의 눈은 나를 응시하고 있지만 마치 젤리 같이 물컹한 느낌이 들었다 단지 시선만 고정 시켜 두고 다른 곳으로 간 사람처럼 여자의 머리 속으로 들어가면 끝이 보이지 않는 욕조에 젤을 채우고 수영하는 기분이 들 것만 같았다
나는 휴대전화를 여자의 앞에 놓고 여자의 손을 전화기 위에 올렸다
“우리 이름도 모르고 전화번호도 모르죠....내일 낮 12시 정각에 전화 할테니까 받아요 다른 전화는 받지 않아도 되요”
“진짜죠? 그럼 전화 가져갈께요”
여자는 손으로 전화기를 움켜쥐었다
대화를 하면서 점점 얼굴이 여자와 가까워 졌지만 여자는 피하거나 어색해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옆으로 흘러가는 시선까지 잡아 두려는 듯 보였다 조금만 더 가까워 지면 당장이라도 키스를 할 수 있을 만한 거리까지 도달했음에도 말이다
아니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었다면 당장이라도 입을 맞추려 했을지도 모른다
“12시 정각 잘 기억해요”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고 몸을 돌려 두 다리를 들어 내 허벅지 위에 올렸다 사실 이건 예상치도 못한 일이었다
잽을 날리려 들어 갔다가 어퍼컷을 맞은 기분이랄까
“나 허벅지에 다리 올렸어”
여자는 일행을 보며 웃었다
“언제 그런 사이가 된거야 언니 너무 빠르다”
여자의 일행은 큰 호응도 거부도 없이 미소만 지으며 말했다
“형 빠르다 그 잠깐 사이에 뭘 한거야”
S도 거들며 잔을 들었고 나도 잔을 들며 웃었다
“아냐 그냥 이야기만 했고 중요한 건 내일 12시 이후야”
고개를 돌려 여자와 일행을 바라보았다 전화가 왔는지 전화기를 들고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에서 돌아온 일행은 가방을 들어 지갑을 열며 로버트를 불렀다
“사장님 저희 얼마죠?”
로버트는 렌턴을 켜고 노트를 바라보았고 여자는 다리를 내리고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네 6만원만 주세요”
일행은 카드를 로버트에게 내밀었고 미간을 살짝 찡긋하더니 웃으며
“제가 좀 취했나 봐요 내일 약속도 있고 해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만나서 반가웠어요”
너무도 일상적이면서 거리감이 있는 인사다
화장실에서 나온 여자가 일행이 가방을 들고 있는 것을 보더니 물었다
“왜 벌써 가게? 지금 딱 기분좋은데”
“언니 내일 출근도 해야 하고 지금 두시야 들어가야지”
“알았어 가자”
여자와 눈을 마주쳤다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행에게 나의 전화기를 주며 가방에 넣으라고 손짓했다
“언니 이 전화기는 저 분 꺼잖아 “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전화기를 들어 자신의 가방에 넣고 웃었다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검지와 중지를 들어 숫자 2의 사인을 보냈다
여자는 내 어깨에 살며시 손을 올리더니 손가락에 살며시 힘을 주고는 웃었다
“자 그럼 내일 봐요 난 좀 더 있다 갈테니”
여자에게 손을 흔들었고 고개를 돌려 여자와 일행이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형 전화 못 찾으면 어떻게 할꺼야?”
S가 걱정이 되는 듯 물었다
“내일 3시 이후에 전화해봐 내가 받나 안 받나”
“알았어 내가 오후에 전화 한번 할께”
“자 그럼 우리도 슬슬 나가볼까? 여기 얼마야?”
로버트가 가까이 걸어왔다
“왜? 갈려고? 잠깐만 32000원만 주십시요 근데 너 쟤 남자친구 있으면 어떻게 할라고 그래”
“어떻게 하기는 뭘 어떻게 해 남자 친구 있으면 동생 앞에서 전화기 가져가지 않는다 아무튼 내일 보자구”
카드 단말기가 찌직거리며 종이를 토해 냈다
“그냥 사인 알아서 하고 버려 자 다들 내일 보자구 수고~~~~~”
전화기 하나 만큼 가벼워진 몸 그 만큼 기대되는 내일
호감이 있는 대상에게 잠시라도 시선을 놓치는 것은 비밀번호를 기억 못하는 카드로 돈을 인출하려는 것과 같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하드보일드 그 남자 살아남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All eyes on you  (0) 2009/06/09
그 남자의 친구  (0) 2009/06/07
Trackback 0 And Comment 0

그 남자의 친구

|


 날씨가 좋은 날 압구정을 나가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는 것이 좋다.
물론 그냥 정처 없이 나가서 돌아 다니는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내 삶의 동반자이자 든든한 조력자인 친구와 함께 나가는 길이라 그 친구와 드레스 코드를 맞추기 위해 하와이안 프린트 셔츠에 린넨 반바지에 로퍼를 신고 집을 나섰다.
 사실 이런 날은 차를 가져가는 것보다는 택시를 타는 것이 좋지만 역시나 친구를 생각하면 차를 가져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 차를 끌고 나왔다
 예전에는 무단으로 주차할 곳이 많았는데 몇년 전부터는 발렛파킹하는 친구들이 많아져서 사실상 주차할 수 있는 곳은 모두 그 친구들의 점령지나 마찬가지다 김선달이라고 할 수 있는 친구들이다 인도에 주차를 해도 주차요금을 받아내니 말이다
 언제나 자리를 비워주던 겔러리아 뒤편의 이면 도로도 차가 가득이라 최근에는 두세시간 정도라면 겔러리아 주차장을 사용하는 편이 오히려 편하다 은행에서 나오는 무료 주차권도 사용할 수 있고 하니
 주차장에 차를 대고 조수석에 있는 친구를 번쩍 들어 올려 끌어 안고 차문을 열었다 이쯤이면 모두 알아 차렸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친구의 정체는 검고 날씬하고 커다란 푸들이다 그렇다 사람들이 개라 부르는 존재 혹자는 인생의 동반자라 부르는 반려동물 개라는 친구다
 사실 외로운 남자에게 이처럼 도움을 주는 생명체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경험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술 취한 저녁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 준다거나 외로운 날 살며시 옆에 기대어 앉아 무릎에 머리를 기댄다거나 언제나 한결같이 극도의 반가움으로 환영해주는 모습에 감동하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대단한 것은 이성에 대한 경계감을 무너뜨리는 첨병의 역할도 과감히 수행해 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아직은 너무 덥지 않은 날씨라 가볍게 산책하기에는 크게 무리하지 않은 기온이고 동반자의 도움을 받고자 친히 모시고 나온 것이다.
 사실 나보다 여자를 유혹하는 기술은 친구가 몇 단계 위라고 할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수수한 눈망울과 거부감 없는 시선 그리고 꼬리를 살짝 흔들어 주면 누구라도 반겨주고 싶어지는 가볍고 리드미컬한 힙 심리적 안전거리를 가볍게 넘어서 다가서는 대범함 모든 것이 갖추어진 친구와 함께라면 누구라도 기대감에 부풀지 않을 수가 없다
 신호가 바뀌자 날렵하게 걷는 모습에 조금씩 시선이 집중 되기 시작했다 우선 로데오를 거쳐 락캔롤 방향으로 가기로 맘을 먹고 로데오 입구로 들어섰다
예전에 비해 많이 어수선해졌지만 한층 밝아진 분위기 하지만 역시 예전의 한산하면서도 안정감 있던 분위기는 없다
금성부대찌게 골목 앞을 지나갈때 드디어 친구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어머 귀엽다 꼬리 흔드는거 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 둘이 녀석 앞에 멈추어 섰다 눈치 빠른 녀석이 꼬리를 흔들며 다리에 얼굴을 부비면서 아양을 떨었다
“공일공육삼일공사칠이하나 그만해”
나는 녀석을 진정 시키려는듯 살짝 목줄을 잡아당기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그녀들은 웃으며 말을 걸었다
“이름이 왜 그래요? 푸들맞죠?”
170은 족히 되어 보이는 여자둘을 용캐도 알아보는 녀석 암놈인데도 여자 다리를 무척이나 좋아하다 보니 치마 입은 여자만 보면 동물적으로 다가서서 나를 훈훈하게 해준다
“네 푸들이예요 푸들이 원래 좀 큰개죠 아 공일공육삼일공사칠이하나라는 이름이요? 혹시라도 잊어 버릴까봐 이름을 그렇게 붙였어요 이름이 너무 길죠?”
그녀들은 어이가 없어 하면서도 웃었다 하지만 여기서 다음 말을 이어가지 못하면 친구의 노고는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매일 저만 보다가 밖에 나오니까 너무 좋은가봐요 얘가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데 바빠서 많이 못 놀아주거든요”
옆에 있던 단발머리에 보이시하게 생긴 여자도 말을 꺼냈다
“그런데 이 아저씨 완전 웃긴다 어떻게 강아지 이름을 그렇게 지어요 작업하는것도 아니고”
“작업할려고 그렇게 지은거예요 내가 그냥 전화번호 이야기 하면 누가 듣겠어요? “
내가 대화를 하던말던 녀석은 그녀들의 다리 사이를 종횡무진 누비며 비벼대다가 바닥에 앉아 짧은 꼬리를 압력밥솥 꼭지처럼 빠르게 흔들어 댔다
“가자”
짧은 치마의 여자가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고개를 돌리려했다
“저 부탁이 있는데 이 아이 이름 한번만 불러주고 가요 공 일 공 육 삼 일 공 사 칠 이 하나”
보이시한 여자가 피식 웃었다
“다시 한번 불러주세요 공일육삼 뭐요?”
“공일공육삼일공사칠이하나요 녀석이 좋아 할거예요”
웃으며 또박 또박 불러주었다 그러자 보이시한 여자는 웃으며 녀석을 바라보고 이름을 불러주었다
“나 간다 공일공육삼일공사칠이하나 재미있는 주인이랑 산책잘해”
녀석은 알아들었는지 꼬리를 흔들며 얼굴을 다시 한번 늘씬한 다리에 비벼댔다
돌아서는 그녀들에게 한마디는 해주는게 인지상정이다
“개주인은 김군이구요 개이름은 공일공육삼일공사칠이하나예요 혹시 궁금하면 나중에 전화해봐도 되요 개 바꿔줄께요”
살짝 돌아보며 손을 흔들고는 그녀들은 겔러리아 방향으로 걸어갔다
확실히 녀석은 동물이다 감각적으로 미의 기준을 느끼고 감별한다 그리고 저 거침없고 대담한 접근 상식이나 체면등으로 도망가는 인간과는 다른 순수함인 것이다
사실 이 길은 잘 다니지 않는다 십여년 전만해도 줄기차게 다니던 길이지만 말이다 여담이지만 십여년 전에는 이 길에 카페도 그리 많지 않았다 커피앤커피라는 커피전문점이 로데오 입구에 있었고 조금 내려가면 하디스라는 햄버거체인점이있었고 샤델리가 지금의 버카루매장 자리에서 커피전문점을 하고 있었다 참 무슨 메이커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고소영이 나왔던 광고가 샤델리 앞에서 찍었던 기억도 어렴풋이 나지만 말이다
로데오의 막다른 길에 도착해서 우회전을 하였다 좌측은 사람도 너무 많고 이동 속도도 빨라서 그리 좋은 라인이 아니다 산보에도 왕도가 있다 사람이 많고 유동 인구의 보행 속도가 빠른 곳은 컨베어벨트와 같다 멈추어 설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택하는 길은 우회전 한뒤 좌회전 즉 밀크바에서 락캔롤로 가는 라인이다
이 라인이 속도도 적당하고 주로 차가 지나가지만 좁은 길 덕분에 사람도 그만큼 느리게 걷는 곳이기 때문이다
당당한 걸음걸이 가볍고 보폭도 적당하고 적당히 시선을 의식하면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여유 이 친구의 매력이다
헐리우드 앞에서 녀석은 또다시 멈추어 서며 꼬리를 흔들었다
옷을 구경하던 여자 뒤에서 갑작스럽게 접근을 해서 여자는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어머!”
여자는 무척이나 놀란듯했다
“이런 미안해요 얘가 갑자기 그쪽으로 가서 정말 미안해요 많이 놀랐죠”
녀석도 놀랐는지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여자의 옆으로 가서 꼬리를 흔들며 고개를 들어 여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자도 이내 진정이 되었는지 웃으며 허리를 굽혀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이야기했다
“이런 네가 날 놀라게 했구나 그렇게 갑자기 오면 어떻게 해 놀랐잖아 참 이쁘네 이름이 뭐야?”
저 순수함은 놀란 사람도 화나지 않게 하는가 하지만 감탄은 조금 뒤에 해도 늦지 않다
“얘 이름이 조금 길어요 공일공육삼일공사칠이하나예요 너무 길죠?”
여자는 피식 웃으며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많이 외로우신가 보네요 개한테 그런 이름을 붙여서 작업 하시는거 보면”
“우리 공일공육삼일공사칠이하나도 저도 많이 외로워요 그래서 이렇게 같이 산보나왔죠”
“특이하신 분이시네요 이렇게 하면 가끔 성공도 하고 그러나요? 별로 안 좋아 할거 같은데”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여자의 시선이 나의 얼굴을 응시하고 있었다
“사실 이 이름은 오늘 처음으로 붙여봤어요 혹시나 하고요 맘에 드는 여자 있으면 전화번호라도 알려주고 싶어서요 얘 원래 이름은 꾸꾸예요 꾸꾸라는 이름도 웃기죠?”
여자는 미소지으며 꾸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꾸꾸야 네가 외로운 주인 만나서 이름도 바뀌고 고생하는구나 그래도 꾸꾸라는 이름이 더 좋으니까 그렇게 불러 달라고해”
“꾸꾸야 미안하다 나쁜 주인이라서 내가 미안해~~~”
나는 같이 앉아 꾸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자는 꾸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들었다
“저 약속 없으시죠? 저도 오늘 특별히 약속도 없고 해서 혼자 쇼핑도 할 겸해서 나왔는데 제가 꾸꾸랑 잠깐 놀아줄까 하는데”
녀석은 천재다
“네 저는 그럼 뒤에서 꾸꾸가 이상한 짓 못하도록 가드해줄께요”
여자에게 줄을 건냈다 여자는 줄을 건내 받으며 환하게 웃었다
“순진한 개를 이상한데 악용하지 마세요 벌받아요”
덥지도 않고 화창한 초여름의 길목은 하늘거리는 쉬폰치마를 입은 여자를 꾸꾸가 인도하고 그 뒤를 따라가는 딱 지금의 내마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하드보일드 그 남자 살아남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All eyes on you  (0) 2009/06/09
그 남자의 친구  (0) 2009/06/07
Trackback 0 And Comment 0
prev | 1 | 2 | 3 | 4 | next